- 등록일2025.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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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정신이자 미래의 침로인 'ESG'가 거대한 전환을 만들고 있다. ESG는 환경(E), 사회(S), 거버넌스(G)의 앞자를 딴 말로,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세계 시민의 분투를 대표하는 가치 담론이다.
2009년 제정된 유럽연합(EU)의 재생에너지 지침(RED, Renewable Energy Directive)은 바이오매스 정의에서 농업·임업 부산물, 생물 유래 폐기물, 가축·수산물 유래 잔재물 등 유기성 폐기물 전반을 포함하며, 목재 역시 주요한 바이오매스 자원으로 분류했다. 다만 당시에 바이오매스 중 바이오에탄올 바이오디젤 같은 액체 바이오매스에 대해서만 지속가능성 조건을 명시하였고 목재 펠릿과 같은 고체 바이오매스에 대해서는 지속가능성을 명시하지 않았다.2018년 개정된 재생에너지 지침(RED Ⅱ)에서야 산림 바이오매스 에너지 기준이 도입되었다. RED Ⅱ 지침 보고서에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에 따라 바이오매스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지속가능한 산림 관리, 단계적 사용 원칙 등과 함께 목재 바이오매스를 지속가능성 원료로 구체화했다.
바이오매스는 천연 및 생물학적 자원에서 추출한 자원 전체를 뜻한다.
바이오에너지는 바이오매스 연료를 이용하여 생산된 에너지를 뜻한다. 즉 바이오매스는 원료이고 바이오에너지는 결과물로 얻어진 에너지이다.
목재 바이오매스는 목재 및 목재 가공 폐기물에서 나온 자원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장작, 목재 펠릿 및 목재 칩, 목재 가구 공장 톱밥 및 폐기물, 펄프 및 제지 공장의 흑액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목재 펠릿은 유럽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형태로, 전력 생산 및 난방용 연료로 광범위하게 쓰인다.독립 에너지 및 기후 전문 싱크탱크 기관인 엠버(Ember)의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EU 전력의 44%는 재생에너지였고, 화석연료 33%, 원자력 23%를 차지했다. 바이오에너지가 EU 전체 전력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7%로 집계됐다.
EU의 바이오매스 에너지 공급 비중 중 고체 바이오매스는 2022년 기준 72%였고, 주요 형태는 목재 칩과 펠릿 형태였다.
▲유럽의 에너지원별 전력 생산 비중(2023)
바이오매스 활성화 방식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2023년 EU의 목재 펠릿 소비는 2450만 톤이었다.
미국의 NGO '정책 건전성 파트너십(Partnership for PolicyIntegrity)'은 EU에서 목질 바이오매스 연소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 연간 4억 톤을 초과할 것으로 추산한다. 유럽의 석탄 소비 중심지인 이탈리아나 폴란드가 보고한 총 배출량과 맞먹는 양이다.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55%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공약으로 내건 EU에서 이러한 바이오매스 붐이 나타난 것은 흥미로운 풍경이다.
EU가 바이오매스를 탄소 제로 에너지원으로 보지 않고서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이 NGO는 예상했다.바이오매스 활성화를 위해 많은 국가가 EU의 RED를 따르고 있다. RED에는 일부 목재 제품을 재생연료로 분류하고 여기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조항이 존재한다. 화석연료 대신 재생에너지 사용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가이드라인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과 파리협정에 따라 국가들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고할 때 사용하는 공식 기준이다.
2019년 개정된 IPCC 가이드라인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중복 계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바이오매스 연소로 인한 배출을 에너지 부문이 아닌 AFOLU부문(농업, 산림, 토지 이용)의 탄소 저장 변화로 반영한다. 쉽게 이야기하면 바이오매스 연료를 소각할 때 나오는 탄소 배출량이, 당사국 경계 내에서 나무와 같은 바이오매스의 광합성 성장 동안 대기에서 제거된 탄소의 양이 역전되는 것에 불과하다는 가정을 반영했다.나무를 베는 순간부터 펠릿으로 만들어져 연소되기까지 탄소는 두 가지 부문에서 나온다.
AFOLU부문 중 산림과 관련한 LULUCF(Land Use, Land-Use Change and Forestry의 약자로 토지 이용, 토지 이용 변화, 산림활동 전반을 포괄)와 에너지 부문에서 측정된다.
IPCC는 나무를 베는 순간 탄소 저장량이 감소하기에 탄소 손실로 계산해 LULUCF부문에 계상된다. 벌목 장비의 사용과 운반, 펠릿 가공, 펠릿 수출 운송 과정의 탄소배출은 '에너지 부문'에 반영한다.
이후 연소될 때 실제로 배출되는 탄소는 에너지 부문에서 0으로 처리된다. 왜냐하면 벌목 시점에 이미 산림부문에 반영되었기 때문이다.즉, 현행 IPCC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수입한 바이오매스를 연료로 연소하여 생긴 이산화탄소 배출은 연소국의 국가 총배출량에 포함되지 않는다. 대신 바이오매스를 수확하고 가공한 국가의 탄소 저장량 변화가 연소한 이산화탄소를 이미 배출량으로 산정했다고 간주한다.이러한 탄소회계 방식에 논란이 있다. UNFCCC 체계 하에서 개발도상국의 토지 부문(AFOLU) 탄소 배출 보고는 자발적이다. 의무가 아니라는 얘기다. 선진국만 AFOLU의 탄소 배출을 보고할 의무를 진다.
제3세계에서 베어낸 나무로 목재 펠릿을 만들어 EU에 수출한다면 어느 곳에서도 온실가스 발생량이 잡히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근본적인 허점은 따로 있다. 교토의정서에 따르면 토지 부문 중 산림 분야 탄소 배출 보고 의무는 조림(숲이 아니었던 곳에 나무를 심는 행위)·재조림(숲을 복원하는 행위)·탈림(숲을 비산림 용도로 바꾸는 행위)에만 있다. 기존 숲의 나무를 벌목할 때 나오는 탄소산출은 보고 대상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현재로선 나무로 바이오매스를 만들 때 탄소 배출이 아예 계상되지 않을 수 있다. 산림 부문에서는 배출을 보고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누락될 수 있고(개도국), 모든 국가에서 아예 보고 대상이 아닐 수도 있다.바이오매스를 때서 '재생에너지'로 만들 때, 즉 에너지 부문의 탄소 배출 또한 산림 부문(LULUCF)에서 이미 계산했다고 간주해 빠진다. 결론적으로 나무를 태울 때 나오는 탄소는 '이미 벌목 당시에 계상된 것'으로 간주하기에, 실제로는 '숫자로 드러나지 않는 배출'이 생긴다.유일한 산림 바이오매스 원료는 "목재 잔해"2021년 유럽위원회 공동연구위원회(JPC)의 검토에 따르면 화석 연료를 대체하는 목재 바이오매스 시나리오에서 생태계나 생물다양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5년 이내에 탄소 감축이 가능한 유일한 목재 바이오매스는 "목재 잔해"뿐이라는 검토가 나왔다.
또한 목재 잔해의 채취가 산림 재생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있어야 진정한 탄소 중립이라는 검토가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목재 잔해는 전체 바이오에너지 수요에 비해 미미한 양이다. 또한 바이오매스 연료 생산에 기술적으로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 사용되지 않는다.2023년 EU는 재생에너지 지침을 개정(RED Ⅲ)해 보조금을 받는 산림 바이오매스의 양과 종류를 제한했다. RED Ⅲ가 표면적으로는 산림 바이오매스의 기준을 엄격히 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RED Ⅲ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 목재는 통나무, 베니어용 통나무, 산업용 원목, 그루터기, 뿌리와 같은 특정 종류의 목재이다. 그러나 회원국이 "산업용 원목"의 기준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제한의 영향은 불확실하다.
또한 목재 바이오매스가 재생에너지라는 EU의 인식은 변하지 않았다.영국의 NGO 바이오퓨엘워치(Biofuelwatch)는 "EU의 결정은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위해 산림과 기후를 희생하는 것이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댓글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