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록일2025.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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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에너지 통합한 유럽국가들, 가정 전기요금 34% 높아"재생e 50% 이상" 자랑하더니...독일 국민들, 유럽서 가장 비싼 전기 쓴다덴마크, 전기료 절반이 세금
기후와 에너지를 통합한 신설 부처를 운영하는 유럽국가들의 전기요금이 34%가량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 관점에서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며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확대에 주력하는 만큼,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제반 비용이 국민들이 부담하는 전기료로 전가된다는 분석이다.9일 유럽연합 통계포털 유로스탯(Eurostat)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독일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킬로와트시(kWh)당 약 643원(0.3494유로)으로 EU 소속국과 가입 후보국을 통틀어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 4인 가구 월평균 사용량인 350kWh에 대입하면, 월 22만원에 달한다. 다음으로 전기요금이 높은 국가는 덴마크(약 614원)와 아일랜드(603원)로 나타났다.이들 세 국가는 기후와 에너지를 하나의 부처에서 관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를 먼저 경험한 나라들이다. 특히 독일은 재생에너지 보급에 가장 앞장서 50% 넘는 전기를 태양광과 풍력에서 생산한다.덴마크는 2007년 환경부의 기후 부문과 교통에너지부를 통합한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했다. 독일은 2021년 연방경제기후보호부를 신설했는데, 올해 5월 정권이 바뀌며 다시 연방경제에너지부로 회귀했다. 아일랜드는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 에너지와 통신, 천연자원 분야를 담당한다.이외에 기후·에너지 통합 부처를 운영하는 국가들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영국 kWh당 460원
△포르투갈 428원
△네덜란드 351원 등으로 나타났다.
7개 국가의 평균 전기요금은 kWh당 498원이다. 나머지 EU 국가들의 평균인 kWh당 372원과 비교하면 33.9%나 비싼 것이다.기후·에너지 통합국의 전기요금이 비싼 건 재생에너지의 높은 직·간접비용과 다양한 탄소중립 기금을 전기요금에서 징수하기 때문이다. 태양광·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는 초기 투자비용이 높아, 정부가 발전차액보전제도나 보조금 등으로 ‘안전 마진’을 보장하는 게 일반적이다.게다가 날씨와 시간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도 문제다. 재생에너지 비율이 높아질수록 송전망 구축비용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신설 비용, 유연성 자원 사용 비용 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이런 비용은 국민이 내는 전기요금에 세금으로 녹아든다.
덴마크의 경우 전기요금의 48.8%가 세금으로 부과됐다. 독일인들은 가정에서 쓰는 전기 1kWh당 187원의 세금을 내고 있었다. 독일은 재생에너지 운송을 위해 770㎞ 길이의 고압 송전망 수드링크를 건설 중인데, 그 비용이 100억 유로(16조원)에 달한다. 이 비용 역시 ‘송전망 사용료’ 명목으로 전기요금에 포함될 예정이다.우리나라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4인 가구 평균 사용량(350kWh) 기준 170원 정도다.
이렇게 저렴한 전기는 원자력 30%, 석탄 31%, 가스 26.8% 등 대부분이 화석연료 출신이고, 신재생에너지는 9.6%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중장기 전력 정책인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보면 2038년에는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지금의 3배가 넘는 32.9%로 높아질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전기요금이 높아질 가능성이 매우 높게 열려있는 셈이다.덴마크의 싱크탱크 ‘코펜하겐 컨센서스 센터’의 비에른 롬보르그 회장은 뉴욕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국제 에너지 기구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태양광과 풍력 발전이 늘어날수록 가정과 산업용 평균 에너지 가격이 훨씬 높아진다는 강력하고 명확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저렴한 태양광과 풍력이 화석연료를 대체하고 있다는 주장은 위험하고 값비싼 주장”이라고 했다.이에 따라 기후와 환경에 방점을 둔 신재생에너지 보급과 관련한 에너지 정책은 화석연료와 원자력까지 아우르는 균형 잡힌 에너지 믹스에 기반해야한다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재생에너지의 발전비용 자체가 화석연료 대비 낮을 수 있지만 간헐성을 보완해줄 제반 부대 비용을 감안하면 결코 저렴하지 않다"며 "결국 우리나라도 유럽처럼 비싼 전기료를 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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