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록일202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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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국 첫 원전 건립 후보지로 행주산성 인근 한강변이 최종 3곳에까지 포함된 바 있다는 사실과 함께 전국 산야를 뒤덮고 있는 4만 개가 넘는 대형 송전탑 문제를 지적하자 대안을 묻는 질문들이 쏟아졌다.
가까운 지역에서 지역별로 생산된 전기를 소비하는 것이 가장 타당한 방안이겠으나 현실적으로 단시간 내 해결이 어려우니 다른 방편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들도 많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기회에는 가장 단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려 한다. 단순하고 명쾌한 논리에 입각한 이 방안조차 전기 기득권(먼 곳에서 싸게 전기를 끌어 쓰는 지역을 이렇게 부르지 않을 수가 없다)에서는 애먼 소리들을 해대니 숫자로 하나하나 따져가며 세세하게 그 내용을 살펴보자.
동남권에 집중된 발전시실로 지역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는 전기요금을 차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답보 거듭하는 차등화
그 방안의 이름은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다. 지난해 정부 계획 수립에 따라 올해 도매가격부터 차등화 우선 도입이 논의되고 있으나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가장 인구수가 많은 수도권의 반발에 부닥쳐서다.
수도권의 논리는 이렇다. 전기 도매가격에 지역별 차등을 적용할 경우 수도권에는 연간 최대 14조 원의 전기 비용이 상승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에서는 그 제도 도입에 따라 기업이 전기요금이 싼 지역으로 이전하는 등의 입지 변화는 제한적일 것이며 제조업의 경우 소매가격 상승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을 편다. 입지 변화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주장의 이면에는 인력 확보와 정주여건 등의 조건에서 수도권이 탁월하기 때문이라는 평가까지 곁들인다.
(이 내용들은 지난해 9월 한국경제인협회가 발표한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 업종별 파급효과 및 시사점’을 토대로 구성한 것임을 밝힌다. 관심 있는 이들의 정독을 권한다.)
인력 양성과 정주여건 개선 등을 숙제로 삼아 비수도권이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수도권의 수도권 중심적 사고방식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한전의 계획에 따라 앞으로 발전연계용 송전 등을 위한 설비에는 향후 15년 동안 72조 원이 넘는 비용이 추가로 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고통 분담이라니
이런 주장들을 시원하게 논박할 내용이 지난달 11일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동남기후에너지포럼 창립 세미나에서 나왔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현행 전기요금제의 구조를 다층적으로 분석한 내용이 눈길을 끌었다. 그 내용의 첫 머리는 한전의 제11차 장기송변전설비계획의 소개로 시작한다.
여기에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 10GW 규모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발전연계용 설비 약 50조 원, 첨단산업용 공급 설비 약 22조 원 등 향후 15년 동안 총 72조 8000억 원의 한전 설비투자 계획이 담겨 있다. 이날 분석의 핵심은 그럼 저 투자비는 결국 누가 부담하느냐와 수도권 전력 공급을 위한 비용을 전국 전기요금에 나눠 매기는 것이 지역 균형발전에 부합하느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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